나는 런던에서 평화롭게 삶을 보내고 있었다. 무료한 일상 속 나를 찾아오는 건 딸 ‘앤’ 뿐이다. 그런데 앤이 갑작스럽게 런던을 떠난다고 말한다. 그 순간부터 앤이 내 딸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잠깐, 앤이 내 딸이 맞기는 한 걸까? 기억이 뒤섞여 갈수록 지금 이 현실과 사랑하는 딸,그리고 나 자신까지 모든 것이 점점 더 의심스러워진다.
나이가 든다는 건 서서히 죽어간다는 거여서 슬프다. 그런데 몸 보다 때로는 두뇌가 빨리 늙어 버린다. 그래서 더 슬프다. 더욱 슬픈 건 주위 사람들이 그걸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니 속이 상할 때도 있겠지만 그렇게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곤 자책하는 자신이 더 슬프다. 어쨌든 그렇게 자책하던 그 사람도 언젠간 아버지 처럼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또 슬프다. 더구나 그 사람이 결혼하지도 주위에 친척도 없다면 그는 지금의 아버지 처럼 곁에 있어 줄 사람이 없어 더욱 슬플 것이다. 안소니 홉킨스와 Olivia Colman (Empire Of Light, The Favorite)
몇 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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