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업부도로 인해, 엄마 친구인 연순의 집에 홀로 맡겨지게 된 승우는 그 곳에서 연순의 자녀인 동희와 가희를 만나게 된다. 하루아침에 자신이 누렸던 모든 것들을 잃은 채, 작은 다락방에서 의미없는 나날을 보내던 승우는, 마치 엄마처럼, 친누나처럼, 혹은 연인처럼 자신을 위로해주고 보듬어주던 가희를 통해 힘든 삶을 위로받는다. 매일 방문 너머로 들려오던 가희의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시를 쓰고, 책을 읽으며 가희를 향한 사랑이 시작되었던 승우. 1년 동안 그 집에 머물렀던 승우는 어느 추운 겨울 밤, 그동안 감사했다는 쪽지 하나만을 남긴 채 홀연히 떠나버리고… 시간은 흘러 13년 만에, 다시 재회하게 된 승우, 동희, 가희. 그 옛날 순수하고 감성적인 소년이었던 19살의 승우는 술과 담배와 여자에 찌든 퇴폐적인 32살 사내로 변해있었고, 변한 승우를 보며 동희와 가희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는데… 13년 전, 겨울. 과연 승우에게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엇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