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흔히 볼 수 있는 남녀간의 로맨스 영화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쉽게 볼 수 없는 로맨스 영화의 정취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남녀 주인공만큼이나 공간이 주된 볼거리로 등장하는 재미를 준다. 영화의 배경이 된 란유 오키드 섬의 아름다운 풍광이 압도적으로 재현돼 있어 인류학적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아름다운 관광 엽서를 보는 듯한 그런 피상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실제로 그 섬에서 살고 싶은 흥취를 불러일으키는 내밀한 자연에의 공감이 화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날치잡이로 유명한 란유 오키드 섬에서 자란 베홍 Behong. 제다 Jeddah, 칭쿠앙 Qingkuang 은 어릴 적부터 우정을 나눈 사이다. 어느 날 징이란 타이페이 여성이 휴대폰 감청범위 확대 여부를 조사하고자 이 섬에 온다. 징은 우연히 지갑을 잃어버리고 곤경에 처한 그녀에게 베홍은 자기 집에 머물도록 해준다. 그 와중에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 호감을 느끼는데 징은 타이페이에 있는 남자친구가 변심한 낌새를 채고 낙심하게 된다. 징은 남자친구가 준 반지를 바다에 버리고 만다. 지갑을 찾은 후에 징은 서둘러 타이페이로 돌아가려 하는데 베홍은 그런 그녀에게 날치 형상을 한 머리핀과 그녀가 바다에 버린 반지를 돌려주며 사랑의 택일을 하라고 말한다. 이만큼 단순한 스토리를 맛깔스럽게 연출한 것은 쳉웬첸 감독의 다큐멘터리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섬사람들의 무구한 마음을 표내지 않고 묘사하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