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개는 존경과 동정을 받지만, 인간은 왜 구원받지 못하는가? 감독 첸 싱잉이 이 작품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손 모델 칭과 그녀의 남편,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주민 남자 븅과 그의 아내 아메이 그리고 그들과 헤어져 사는 딸, 버려진 불상을 모아 손보는 남자와 떠돌이 소년 시안. 이들 모두는 종교에 의지해 절망에서 벗어나려 한다. 첸 싱잉은 다양한 종교적 표상과 이미지들을 등장인물들 속에 배치시킴으로써, 오늘날 종교의 사회적 함의와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구체적으로는 빈부 차이의 문제, 원주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에 관한 문제, 현대인의 정신적 빈곤의 문제, 점차 해체되어 가는 가족 간의 문제 등이 등장인물들의 사연 속에 녹아들어 있으며, 위안이나 해결의 수단 혹은 궁극적인 믿음의 대상인 종교가 이미지로만 남아있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김지석 - 2007년 1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