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에로틱 멜로영화. 50년대 말이라는 시대적 배경도 그러하거니와 드라마 구조, 음악, 연기 등 모두가 복고풍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초현실적인 영상을 추가함으로써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이기도 하다. 마닐라에 살고 있는 화가인 아버지를 만나러 온 화가지망생 미겔(Miguel)은 아버지가 먼 여행을 떠났음을 알게 되고 당분간 아버지의 집에서 머문다. 그리고, 아버지와 일하기로 되어있던 누드모델 스텔라(Stella)를 만나 점차 사랑에 빠진다. 미겔과 스텔라와의 만남은 꿈이고 환상이며 동시에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겔이 스텔라와 맺는 육체적 관계는 사랑이면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채우는 방식이기도 하다. 스텔라가 떠나 버린 뒤 미겔은 그녀를 찾아 나선다. 연인과 어머니를 동시에 찾아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겔은 점차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는 이제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아버지에게 남긴 편지는 의미심장하다. 스스로 이제 어른이 되었음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