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홍콩인들은 늘 자신의 삶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듯 하다. 과연 나는 행복한가? 앞으로도 행복할 것인가? 그들의 의문은 미래에 대한 확신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현재진행형인 그러한 막연한 불안감은 최근 홍콩영화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중의 하나이다. 는 그러한 홍콩인들의 불안한 심리를 우화의 형식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홍콩의 할리우드로의 골목길 계단공사를 맡아 일을 하는 젊은이 션(Sean)은 연인인 요요(Yoyo)와의 결혼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그의 상사인 첸(Chan)은 아내에게는 함부로 대하면서 세탁소 주인인 호(Ho)에 접근한다. 어느날, 갑자기 첸은 골목길 계단에서 시체로 발견되는데…할리우드로는 많은 술집과 주인없이 떠도는 고양이가 득실대는 곳으로 유명하다. 감독 람춘유에가 이곳을 영화의 배경으로 삼은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선택이다. 캣우먼의 모티브는 불안한 심리상태의 사람들의 은유이며, 할리우드로를 떠도는 많은 들고양이들은 캣우먼의 또 다른 형상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람춘유에는 캣우먼의 모티브를 가급적 억제하면서 은유기법을 적절히 통제하는 자제심을 발휘한다. 그래서 는 현실과 은유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