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어로 막다른 골목을 의미하는 은 역설적이게도 인도네시아 영화사에서 뉴웨이브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영화계의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미라 레스마나, 난 아크나스, 리리 리자, 리잘 만토바니가 연출한 각 4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간절하게 영화를 만들기를 소원하지만 자금이 없는 악산은 아버지의 돈을 훔치기로 결정하고, 인생이 행복한 적이 없었던 젊은 음악가 안드레는 점쟁이의 말대로 삶을 결정하려고 한다. 외로운 디나는 유명 비디오 자키에게 매료되어 현실과 환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야근을 하다가 성폭행 당한 리나는 그녀 손으로 직접 복수할 것을 결심한다. 1996년 비밀리에 촬영이 이루어진 각각 4편의 이야기들은 서로 평행적으로 진행되도록 편집되었으며 고전적인 영화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기승전결의 구도 대신 전혀 새로운 형식의 실험을 보여준다. 쿨데삭은 인도네시아 영화가 가지고 있던 영화의 미적 명제 자체를 거부하며 스스로를 아방가르드 영화로 선언하고, 감독들이 살고 있는 대도시의 삶에 대해서 각자의 분명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인도네시아 영화사의 명백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