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남편을 데리고 사는 여자 이야기, 혹은 개과천선하는 철없는 남편의 이야기. 야마시다 노부히로의 데뷔 시절을 연상시키는 이치이 마사히데의 흥미로운 코미디이다. 폐지수집 일을 하는 남편과 불고기 집에서 서빙 일을 하는 아내. 단칸방에 사는 그들의 당면한 꿈은 에어컨이다. 하지만, 무책임한 남편의 생활 태도에 실망한 아내는 직장까지 팽개치고 일상적인 생활을 거부한다. 남편은 뒤늦게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이치이 마사히데는 터무니없는 웃음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가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다소 과장되게 풀어나가고 있는데, 페이소스가 담겨 있는 이들 부부의 모습에서 관객은 웃음과 함께 감동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기발한 웃음과 페이소스를 적절하게 융화시키는 코미디는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이치이 마사히데는 주목할만 한 가치가 있는 감독이다.(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