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물장난하는 재미에 흠뻑 빠진 형제가 말을 도둑맞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쿱과 블라디미르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사크 군에 지원하여 맹훈련을 받는다. 온갖 천대와 시련을 극복하고 당당히 코사크 군대의 일원이 된 그들이지만, 생명보다도 소중히 여겨야 할 말을 로만과 엘리아스 형제에게 도둑맞으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말도둑]을 복수극으로 뭉뚱그려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독특한 복수극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856년 동쪽 어딘가"라는 모호한 배경과 말을 훔치는 낯선 방식, 코사크 군인들을 둘러싼 야만성과 이국성은 영화 시작부터 그 참신함으로 이목을 끈다. 존엄성 유지와 복수의 완성이라는 인간사와 대비되는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내는 미장센, 그리고 그 분위기를 더욱 고양시키는 신비로운 음악은 두 쌍의 형제를 연기하는 인물들의 젊음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영화를 탄생시켰다. 미샤 왈드의 주목할 만한 첫 장편.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