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태어나 언어는 물론이고 이슬람 문화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둘째 아들을 데리고 프랑스에서 성지 메카를 향해 3,000마일의 순례를 떠나는 늙은 이슬람 인의 고행을 다룬 영화. 순례는 고행이라고 말하는 아버지에게 왜 쉬운 길을 두고 굳이 어렵게만 가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는 아들과의 이해의 대립을 통해 갈등이 고조 된다. 3,000마일의 기나긴 순례라는 형식의 고행을 통해 이미 물질문명에 길들여져 합리적이고 편리한 장거리 여행의 온갖 방법에 익숙한 아들과 종교의 참 의미와 마음의 안식을 가르쳐 주려는 아버지의 깊은 뜻이 이해와 실리에 젖은 아들의 사고방식과 번번히 상충되지만 긴 고행의 여행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고생을 부자가 함께 나누면서 어느덧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동화되어 간다. 그리고 성지에 도착하여 엄숙한 의식을 치르던 중 아버지는 끝내 숨을 거두고 아들은 이제 아버지와 갔었던 그 순례의 고단했던 행로를 혼자 되돌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