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여성 소라야가 조상의 발자취를 따라 정신적 고향을 탐방하는 여정을 따라간다. 하지만 오랜 영토분쟁을 거쳐 이스라엘이 관할하고 있는 고향 땅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기본권을 보호받지 못한 채 이등시민으로 살아가는 동족의 냉엄한 현실뿐이다. 아버지의 집과 예금을 되찾아 그곳에 정착하려고 했던 소라야의 소박한 꿈은 어느덧 과대망상으로 치부되고 결국 추방이라는 악몽으로 끝난다. 자시르 감독은 소라야가 입출국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모욕적인 상황과 수시로 이루어지는 불심 검문의 야만성, 재산권 박탈의 문제 등을 분노에 찬 목소리로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제기한다. 명백히 팔레스타인 관점을 대변하는 편향성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목소리가 이 세상에 분명하게 전달되는 기회가 드물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추방 뒤에도 차마 공항을 떠나지 못한 채 주저앉아 있는 소라야의 마지막 모습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그런 절박함을 형상화하는 듯하다.(2008년 13회 부산국제영화제/김선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