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의 어느 한적한 시골에서 새로운 세기를 앞둔 1899년 12월의 마지막 태양이 떠오른다.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이 마을 사람들 역시 20세기가 시작된다는 역사적 사건을 앞두고 막연한 기대와 흥분 속에 한껏 들떠 있다. 더욱이 이날 이 마을의 대머리 총각 에드가르도(Edgardo Osti: 다리오 칸타렐리 분)의 성대한 결혼식까지 예정돼 있어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신부집에서는 새벽부터 결혼식 준비로 분주하고 지난 밤 처녀로서 마지막 밤을 친한 친구들과 함께 보낸 아름다운 신부 프란체스카(Francesca Babini: 아네스 사스트레 분)는 일생에서 가장 축복 받고 행복해야 할 아침을 맞이한다. 그런데 정해진 관습과 예법에 따라 차근차근 은밀하고 성스러운 절차를 밟아 신부에게 새 하얀 드레스가 입혀질 무렵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돌발사고가 터진다. 신부의 입에서 이 남자와 결혼하기 싫다'는 폭탄선언이 튀어나온 것. 처음부터 프란체스카는 부모님이 정해준 신랑 에드가르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당장 신부의 집안은 난리가 나고, 어머니와 친척들의 설득도 아랑곳하지 않던 프란체스카는 결국 아버지의 엄포 섞인 간곡한 만류 끝에 간신히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이 치러질 성당으로 향한다. 한편, 안젤로(Angelo Beliossi: 디에고 아바탄튜오니 분)는 친구인 신랑 에드가르도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일찍이 미국으로 건너가 갖은 고생 끝에 지금은 사업가로 성공해 금의환향하지만 안젤로는 이제 곧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의 장난을 예상치 못한 채 수많은 하객들과 함께 친구의 신부를 기다린다. 드디어 성스러운 결혼식이 시작되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입장하는 신부 프란체스카는 에드가르도의 손에 인계된다. 그리고 신랑의 들러리로 나선 안젤로와 운명적인 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런데 안젤로를 본 순간 프란체스카는 자신의 남편감은 에드가르도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그 짧은 순간, 프란체스카는 안젤로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누구도 탈출할 수 없는 신비한 사랑의 늪에 빠지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