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꿨을 그녀는 지금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는 대신, 모교에 조교로 취직해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녀가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한 이유가 모종의 트라우마와 관련된다는 점을 종종 손을 들여다보고 매만지는 그녀의 행동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피아노 앞을 떠났다고는 하지만, 결국 그녀가 돌아온 곳은 매일같이 피아노 선율이 들려오는 음악대학이고, 보는 것은 피아니스트의 꿈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음악인들의 모습이다. 밖으로 털어내지 못해서 켜켜이 쌓인 슬픔과 원망과 우울과 죄책감 같은 감정의 무게가 그녀의 얼굴과 작은 몸을 짓누르는 것 같다. 그녀는 벗어날 수 있을까. 혹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는 대답 대신, 마지막 장면을 우리에게 건넨다.(2020년 제1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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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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